
포항 앞바다를 영일만이라고 하잖아요. 이 '영일'이 무슨 뜻인지 아세요? 맞을 영(迎)에 해 일(日), 해를 맞는다는 뜻이에요. 그리고 이 이름에는 1,800년도 더 된 신화가 하나 붙어 있습니다.
『삼국유사』 이야기는 이래요. 신라 아달라왕 4년(157), 동해 바닷가에 살던 연오와 세오 부부가 일본으로 건너가자 신라의 해와 달이 빛을 잃었어요. 세오가 짠 비단을 받아 와 하늘에 제사를 지내자 그제야 빛이 돌아왔고요. 그 비단을 넣어 둔 창고가 귀비고, 제사를 지낸 곳이 영일현(迎日縣)이에요.
그래서 이 글은 해를 따라가요. 신화의 무대 동해면에서 출발해 해맞이 명소 호미곶과 구룡포를 돌고, 시내 운하와 바다, 제철소 불빛을 본 다음 산속 절 두 곳에서 끝나요. 직접 가 보고 쓴 글은 아니고, 공식 자료로 아홉 곳을 골랐어요.
먼저 요약하면
📌 정보 확인일 2026-09-13 · 운영시간·요금·주차는 한국관광공사 자료 기준이에요. 바뀔 수 있으니 가기 전에 공식 채널에서 한 번 더 확인하세요.
이 글에서 소개하는 곳
| 장소 | 위치 | 이런 분께 |
|---|---|---|
| ☀️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 귀비고 | 남구 동해면 (호미로) | 삼국유사 · 해와 달 신화 |
| 🌅 호미곶 해맞이광장 · 상생의 손 | 남구 호미곶면 (대보리) | 상생의 손 · 새천년 해맞이 |
| 🗼 호미곶 등대 | 호미곶면 (해맞이광장 옆) | 1908년 · 높이 26.4m · 세계등대유산 |
| 🏘️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 남구 구룡포읍 | 1920년대 가옥 · 동백꽃 필 무렵 |
| 🏖️ 영일대해수욕장 | 북구 두호동 | 해상 누각 · 제철소 전망 |
| 🎢 환호공원 스페이스워크 | 북구 환호동 (환호공원) | 2021년 · 계단 717개 · 야경 |
| 🚤 포항운하 | 남구 송도동 · 북구 죽도동 | 2014년 복원 · 크루즈 |
| 🐟 오어사 | 남구 오천읍 (운제산) | 원효·혜공 설화 · 원효 삿갓 |
| 💧 내연산 12폭포 · 보경사 | 북구 송라면 | 팔면보경 · 연산폭포 30m |

잔디 언덕 위에 선 둥근 전시관 귀비고 · 사진 한국관광공사
주소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동해면 호미로 3012
운영09:00~18:00
쉬는 날매주 월요일
주차가능
호미곶 가는 해안도로 중간쯤, 초가지붕 마을 같은 공원이 하나 나와요. 연오랑세오녀 이야기로 꾸민 테마공원이에요. 해와 달이 왜 생겼는지를 풀어 주는 이야기라서 '우리나라 유일의 일월신화'라고 불리죠. 호미곶 가는 길목이니 먼저 들렀다 가면 동선이 딱 맞아요.
첫째 사진의 둥근 건물은 이름부터 재밌어요. 귀비고, 신화에서 세오가 짠 비단을 국보로 넣어 둔 왕의 창고 이름을 그대로 가져왔거든요. 2019년 4월에 문을 열었고, 안에서는 애니메이션과 VR로 그 이야기를 다시 보여 줘요.

초가지붕 건물이 모인 공원 마을을 위에서 본 모습 · 사진 한국관광공사

해 뜨는 바다 위로 솟은 상생의 손 · 사진 한국관광공사
주소경북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대보리
운영상시 개방
쉬는 날연중무휴
주차가능
호미곶의 '호미'는 밭 매는 호미가 아니에요. 호랑이 꼬리, 호미(虎尾)예요. 남사고가 『산수비경』에서 한반도를 백두산 호랑이로 보고 백두산을 코로, 이 땅끝을 꼬리로 설명했거든요.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가 일곱 번이나 찾아와 여기가 정말 가장 동쪽인지 재 보고 갔다는 이야기도 전해요.
그런데 지도에 오래 적힌 이름은 따로 있었어요. 【장기곶】이요. 호미곶이라는 이름을 되찾은 건 2001년 12월 국립지리원 의결 뒤였고, 2010년에는 면 이름까지 대보면에서 호미곶면으로 바뀌었어요.
광장의 주인공은 바다에서 솟은 청동 손, 【상생의 손】이에요. 바다에 오른손, 뭍에 왼손이 하나씩 섰습니다. 1999년 12월에 완공돼서 그해 마지막 날부터 새천년 첫날까지 새천년 한민족 해맞이 축전이 여기서 열렸고, 해맞이 축전은 지금도 해마다 이어져요.

광장과 흰 등대, 바다의 상생의 손이 한 화면에 든 항공 사진 · 사진 한국관광공사

흐린 하늘 아래 선 흰 팔각 등대 · 사진 한국관광공사
주소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호미곶길 99
운영상시 개방
쉬는 날연중무휴
광장 옆 흰 등대, 그냥 지나치면 아까워요. 이 26.4m짜리 팔각 탑에는 철근이 한 가닥도 없거든요. 1908년에 벽돌만 쌓아 올려서 그해 12월 20일에 처음 불을 켰어요.
그렇게 백 년 넘게 동해 바람을 버틴 등대를 2022년 국제항로표지협회(IALA)가 '올해의 세계등대유산'으로 뽑았습니다. 세계에서 네 번째, 우리나라 등대로는 처음이었어요. 1982년부터는 경상북도 기념물이기도 해요.
등대 뒤편 국립등대박물관도 그냥 지나치지 마세요. 1985년에 문을 열었는데, 등대만 따로 다루는 박물관은 국내에 여기 하나뿐이에요.

'호미곶등대 방문을 환영합니다' 문패를 단 등대 앞 철문 · 사진 한국관광공사

일본식 목조 가옥이 늘어선 가옥거리 · 사진 한국관광공사
주소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호미로 277
운영상시 개방
쉬는 날연중무휴
주차가능
첫째 사진만 봐도 시대가 바뀐 것 같죠. 일본식 목조 가옥이 줄지어 선 이 골목의 사연은 188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가요. 동해 어장을 따라 일본 가가와현 어부들이 이 바다에 나타났고, 1932년에는 약 300가구가 살 만큼 커졌어요. 포항시는 1920년대쯤 이 골목이 일본인 거주지가 됐다고 봐요.
골목에서 제일 큰 집의 주인은 【하시모토 젠기치】였어요. 선어 운반업으로 돈을 번 사람인데, 1920년대에 2층 목조 살림집을 지으면서 건축 자재를 일본에서 실어 왔대요. 포항시가 2010년에 이 집을 사들여 고친 게 구룡포 근대역사관이에요. 다만 2026년 11월까지 휴관한다는 공지가 있어서 올해는 겉만 보고 오셔야 해요.
이 골목, 어디서 본 것 같다면 맞아요. 2019년 KBS2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옹산 거리가 바로 여기예요. 동백이의 가게 '까멜리아'도 이 골목이죠.
구룡포라는 이름에도 전설이 붙어 있어요. 아홉 마리 용이 하늘로 오른 포구라서 구룡포. 둘째 사진에서 항구를 내려다보는 용 조형물이 그 이야기예요.

구룡포항을 내려다보는 용 조형물 · 사진 한국관광공사

바다 위에 다리로 이은 누각 영일대 — 왼쪽 멀리 제철소가 보입니다 · 사진 한국관광공사
주소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두호동 685-1
운영상시 개방
쉬는 날연중무휴
주차가능
동해안에서 가장 큰 해수욕장으로 소개되는 곳인데, 원래 이름은 좀 싱거웠어요. 시청 북쪽에 있다고 【북부해수욕장】. 방향만 가리키는 이름 말고 역사를 담자는 요구가 이어져서 2013년에 지금 이름을 얻었어요.
그 무렵 해안에서 90m쯤 떨어진 바다 위에 다리로 잇는 2층 누각도 섰어요. 이름은 영일대(迎日臺), 해를 맞는 누대예요. 모래사장에서 만 건너편을 보면 제철소 굴뚝이 줄지어 있는데, 첫째 사진 왼쪽 멀리 보이는 게 바로 그 제철소예요.
5월에 간다면 바로 옆 영일대 장미원에서 장미 40여 종이 핍니다. 북쪽 해안로의 설머리 물회 거리도 가깝고요.

물 빠진 모래사장 건너편으로 늘어선 제철소 · 사진 한국관광공사

사람들이 걸어 오르는 스페이스워크 트랙 · 사진 한국관광공사
주소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환호공원길 30 (환호동)
운영[하절기(4월~10월)] 평일 10:00~20:00 · 주말 10:00~21:00[동절기(11월~3월)] 평일 10:00~17:00 · 주말 10:00~18:00
쉬는 날매월 첫째 월요일 (단,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다음 날 휴무) / 기상 악화 시 / 유지보수 및 안전점검 필요 시
주차가능
영일대해수욕장 끝 언덕, 환호공원 위로 고리 모양으로 꼬인 철 계단이 하늘에 걸렸습니다. 2021년 11월에 공개된 【스페이스워크】예요. 트랙 길이 333m에 계단이 717개, 가장 높은 곳이 25m예요. 걸어서 타는 롤러코스터라고 보면 돼요.
재료가 참 포항다워요. 포스코가 자기 강재 317톤으로 만들어 포항시에 기증했거든요. 설계는 독일 작가 하이케 무터와 울리히 겐츠의 작품이에요. 트랙에 오르면 제철소 야경과 영일만 일출·일몰이 한눈에 내려다보여요.
딱 하나만 기억하세요. ★ 비가 오거나 바람이 세면 출입을 막아요. 날씨가 궂은 날엔 헛걸음하지 않게 미리 확인하고 가세요.

아래에서 올려다본 고리 모양 트랙 · 사진 한국관광공사

크루즈 배가 대기하는 운하 들머리와 둥근 건물 · 사진 한국관광공사
주소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해도동 537
운영[포항운하관] 09:00~18:00
쉬는 날연중무휴 ※ 크루즈는 기상상황에 변동되므로 전화문의 요망
주차가능
포항운하는 새로 판 물길이 아니에요. 원래 있던 물길을 40년 만에 되찾은 거예요. 형산강에서 동빈내항으로 흐르던 물길이 1974년 매립으로 끊겼고, 제철소와 도심이 들어서면서 아예 사라졌거든요. 갇힌 내항 물은 그 뒤로 썩어 갔고요.
그러다 2013년 11월, 1.3km 물길이 다시 이어졌고 이듬해 1월 준공됐어요. 지금은 그 물길로 크루즈가 다니고, 물가로는 산책로가 이어집니다. 운하 옆엔 퇴역 초계함을 고친 포항함 체험관이 있고, 죽도시장도 가까워요.

가로수 사이로 곧게 난 운하와 보행교 · 사진 한국관광공사

산자락 아래 오어사 대웅전 앞마당 · 사진 한국관광공사
주소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오천읍 오어로 1
운영상시 개방
쉬는 날연중무휴
주차가능요금 (무료)
절 이름에 물고기가 들어간 절, 들어 보셨어요? 오어사(吾魚寺)를 풀면 '내 물고기 절'이에요. 이 이상한 이름에는 이야기가 두 가지나 전해요.
절에 내려오는 이야기부터 볼게요. 원효와 혜공이 개울에서 물고기 살리기 시합을 했는데, 살아서 헤엄쳐 간 한 마리를 두고 둘이 서로 '내 물고기'라고 했대요.
『삼국유사』 권4 '이혜동진'은 훨씬 짓궂어요. 혜공이 원효의 변을 가리키며 '네 똥은 내가 먹은 물고기'라고 놀렸고, 그래서 오어사가 됐다고 적었거든요. 신라 진평왕 때 세운 절이고 처음 이름은 항사사였어요. 원효가 썼다는 삿갓이 지금도 대표 유물로 남았습니다.

호수 앞 'pohang ♥ 오어사' 글자 조형물 — 뒤로 출렁다리가 보입니다 · 사진 한국관광공사

단풍 든 바위 봉우리 꼭대기에 선 정자 · 사진 한국관광공사
주소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송라면 중산리
운영06:00~18:00
쉬는 날연중무휴 · ※ 기상 여건에 따라 출입통제
주차가능
보경사라는 이름에는 거울이 숨어 있어요. 신라 승려 지명이 중국 진나라에서 받아 온 【팔면보경(八面寶鏡)】을 내연산 아래 큰 못에 묻고, 못을 메워 금당을 세웠다고 전하거든요. 보배로운 거울, 그래서 보경사예요.
진짜 볼거리는 절 뒤에 있어요. 골짜기를 따라 폭포가 열두 개나 이어져서 '소금강'이라 불리거든요. 제일 큰 연산폭포가 높이 30m쯤이고, 관음폭포 옆으로는 폭포수 뒤쪽으로 들어가는 관음굴까지 있죠. 보경사에서 연산폭포까지 갔다 오는 길은 약 7.5km입니다.
산 이름에도 사연이 하나 붙어 있습니다. 신라 진성여왕이 이 산에서 견훤의 난을 피한 뒤로 내연산이 됐다고 전해요.

거대한 바위 벽 앞 계곡을 건너는 돌다리 · 사진 한국관광공사
포항은 생각보다 넓어요. 호미곶·구룡포가 있는 남동쪽 반도, 시내와 영일대, 북쪽 내연산과 남쪽 오어사가 서로 멀어서 하루에 한 방향씩 잡는 게 편해요.
| 시간대 | 동선 |
|---|---|
| 첫날 오전 |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 호미곶 해맞이광장 · 등대 |
| 첫날 오후 |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
| 둘째 날 | 포항운하 · 죽도시장 → 영일대해수욕장 → 스페이스워크(해 질 무렵) |
| 산으로 가면 | 오어사(남쪽) 또는 보경사 · 내연산(북쪽) |
| 항목 | 내용 |
|---|---|
| 장기 유배지 | 남구 장기면은 조선의 대표 유배지였어요. 송시열이 1675년(숙종 1) 여기로 유배돼 4년 남짓 머물렀고, 정약용도 1801년 신유박해 때 강진보다 먼저 장기로 왔어요. 장기읍성(사적)과 유배문화체험촌이 있습니다. |
| 이가리 닻 전망대 | 청하면 바다로 배의 닻 모양을 하고 102m 뻗어 나간 전망대예요. 끝이 약 251km 떨어진 독도 쪽을 가리켜요. 포항시는 JTBC 드라마 「런온」 촬영지로 소개해요. |
| 포스코 첫 쇳물 | 포항제철은 1968년 4월 1일 세워졌고 1973년 6월 9일 첫 쇳물을 뽑았어요. 영일대와 스페이스워크에서 보이는 굴뚝이 그 제철소예요. |
| '토끼 꼬리' 이야기 | 일제가 호미곶을 토끼 꼬리라 낮춰 불렀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지만, 당시 문헌 근거는 찾지 못했어요. 기록으로 남은 건 일본 지질학자 고토 분지로가 한반도를 토끼에 비유했고, 최남선이 1908년 『소년』 창간호에서 호랑이 그림으로 맞받은 일이에요. |
| 운영 시간 | 명소마다 적은 운영 시간·쉬는 날은 관광공사 자료예요. 스페이스워크는 날씨 때문에 문을 닫기도 하니 가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하세요. |
Q.호미곶이 한반도에서 해가 제일 먼저 뜨는 곳이에요?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으로 소개되는 곳이에요. 김정호가 이곳을 가장 동쪽으로 확인했다는 이야기도 전하고, 나라에서 연 해맞이 축전도 두 번 여기서 열렸어요.
Q.스페이스워크는 언제 가면 좋아요?
해 질 무렵이요. 영일만 노을과 제철소 조명을 이어서 볼 수 있어요. 비나 강풍이 있으면 출입이 통제되니 날씨부터 보세요.
Q.구룡포 근대역사관은 열려 있어요?
포항시 누리집에 2026년 11월까지 휴관한다는 공지가 있어요. 가옥거리 골목은 걸어서 둘러볼 수 있어요.
Q.포항 여행은 며칠이 좋아요?
하루에 한 방향씩 잡으면 이틀이 알맞아요. 첫날 호미곶·구룡포 반도, 둘째 날 시내와 영일대·스페이스워크, 여유가 있으면 오어사나 보경사를 더하세요.
Q.포항 맛집이랑 묶으려면?
죽도시장 소머리곰탕은 포항운하, 설머리 물회는 영일대, 짬뽕과 모리국수는 구룡포, 바다메기 매운탕은 오어사 가는 길에 맞아요. 식당은 포항 맛집 글에 따로 정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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